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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만 있다면 어디를 못가랴(7.16일, 정선)

탐석기행

by 養正 2018. 7. 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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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혈탐석꾼들이 물고기 조차 잠에 깨어나지 않은 평화로운 강원도 두메산골 아침 적막을 깬다.........1차탐석지 모습

 미상님 아침부터 무슨 상념에 잠겨 있을까?

 열혈탐석꾼 장하다님

 필자 탐석 자황석, 색감이 휘황찬란하다. 싸이즈, 모암, 수마도 좋다..........오늘 이한점이면 대박이다.

 2차탐석지에서 장하다 아우님

  늦게 파종한 옥수수가 땡볕 더위에 무럭무럭 자라야 하는데......장하다 아우님 마음씨 착한 시골 농부 아저씨 같다.

 3차탐석지 동강 제장마을 앞 뼝대

 

 사방소 앞에서 이 잡듯 꼼꼼히 탐석하고 있는 미상님

 제장마을 끝 하방소를 돌아가면 연포 바새마을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돌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장하다 아우님

 돌에 미쳐 천길먼길 마다하고 달려가는 청송거사 미상님, 미추홀거사 장하다님 동강에 납시었다....제장교 위에서 백운산을 배경으로 찰칵

 4차탐석지 나리소 하류 소동여울 돌밭

 필자의 텃밭에서 고군분투중인 장하다님

 필자가 탐석한 자황석............1차 탐석지 다리 밑 물때가 낀 여울쌀에서 황칼라가 빛나고 있었다.

 위아래를 바꾸어서

 뒷면

 길이 17cm, 무슨 이야기 꺼리가 있는것 같은데

 석명 : 부부싸움..............마누라 잔소리에 남편 왈 어휴 열받어!  뚜껑 열리네

 소동여울 돌밭에서 탐석한 숙암석 소품으로 문양이 중간에 위치했더라면 물건인데 아쉽다........ 그래도 좋다.

  길이 20cm 분홍색톤 청자빛 꽃돌............... 소동여울돌밭 중간지점에서 탐석



예년보다 짧은 장마가 물러간 후 연일 무더위가 맹폭격을 퍼붓고 있다. 수석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심한 홍수가 들어 돌밭이 확 뒤집어 져 열일 팽겨치고 돌밭에 달려 나가 명석을 탐석하는 꿈을 꾸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지속되는 마른 장마로 수석인들의 마음은 지칠대로 지쳐 버렸고 가뜩이나 발을 디딜 마땅한 돌밭도 없는 처지에 풀밭으로 변해 황폐화 되어 가는 돌밭을 보면서 이러다가 정말 수석 취미가 존폐의 기로에 서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장마가 그치고 38도가 넘는 찜통 더위에 전국이 가마솥처럼 펄펄 끓고 있지만 미상님, 장하다님 등 열혈수석인들은 무더위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돌만 나온다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 갈 태세다. 최근 한줄기 빛으로 다가 온 자황석을 탐석하기 위해 7.16. 05:00 꼭두 새벽부터 무거운 눈거풀을 비비고 시동을 걸었다.


아침 07시 정각 정선군청 앞 맛집 초원식당에서 초록색 알맹이가 잔뜩 들어간 올갱이국으로 아침 해장을 하고 쇄재고개를 넘어 08:00경 1차 탐석지에 도착했다. 바닥까지 훤히 비추는 맑고 투명한 물빛, 무릎에서 허리까지 차는 물길을 따라 약300-400여미터 상당의 구간을 오르내리며 약 2시간 동안 탐석을 했다. 필자는 다리 아래 우측 물이 차박차박한 곳을 살피면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데 물때가 많이 낀 

돌틈 사이에서 황금색 칼라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자황석을 탐석했다. 싸이즈, 모암, 칼라, 수마까지 좋은 대물이다. 오늘 이 한점이면 새벽부터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 온 노고를 보상받고도 남을만큼 만족감이 밀려 왔다.


이후 2차 탐석지로 옮겨 장하다님은 모암, 싸이즈 좋은 청자빛 칼라에 연한 분홍빛톤 꽃무늬가 들어간 꽃돌을 탐석을 하고 광덕리,낙동리, 가수리를 거쳐 제장마을 돌밭으로 이동했다. 간단히 빵으로 요기를 하고 뼝대 앞 돌밭에 발을 들여 놓으니 돌밭에서 뿜어 나오는 복사열에 가만히 서 있기 조차 힘들었다. 눈 앞에 보이는 동강은 평소보다 수량이 많고 거칠었으며 물가에서 약10여미터 정도 떨어진 곳 까지 물길이 흘러간 변화가 감지 되었다. 필자에게 평소 제장마을 돌밭은 숙암석, 노을석, 묵석, 청석변화석 등 다양한 수석을 탐석한 기분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돌밭 변화에 내심 기대를 걸어보며 열탐했지만 숙암석 한점을 망태에 넣고 4번째 탐석지로 이동했다.


15:30경 나리소 바리소 하류 소동여울 초입 적당한 그늘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여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동강지역은 대부분 오지라 평일에는 찾는이가 많지 않아 식사를 해결 할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먹거리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쫄쫄 굶는 낭패를 볼 수가 있다. 나리소돌밭은 동강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돌밭으로 백운산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풍광이 수려할뿐만 아니라 지킴이 단속 가시권에서 벗어난 곳으로 갈수기에는 수월하게 강을 건너가며 물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 자연스레 수석인들의 발걸음이 잦아 좋은돌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수석인들의 손을 많이 타서 배낭에 한점 담기가 참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필자도 이곳 돌밭에서 십여차레나 탐석을 했으나 숙암석 딱 한점만이 양정석실에 있을뿐 동강 줄기중 인연이 없는 돌밭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돌밭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오석에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 듯한 문양이 깔끔히 들어간 숙암석을 탐석했다. 문양이 우측으로 조금만 이동해 위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따랐지만 요즈음 이만한 숙암석을 탐석하려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것을 알고 있기에 마음은 뿌듯했고 좌대감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수준급의 자황석과 내용있는 숙암석도 탐석해 배가 부른 필자는 수시로 강물에 몸을 담궈 더위를 식히면서 탐석을 이어 갔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돌밭 중간쯤에서 청자빛 모암에 분홍색꽃이 흐드러지게 핀 20쎈티 상당의 꽃돌을 탐석했다. 청자빛 모암에 분홍빛 꽃이 피어있는 꽃돌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귀한 녀석이다. 필자도 7-8년간 동강을 드나 들면서 딱 한점 탐석을 했는데 모암이 거슬려 아직 양정석실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 것 같이 한바탕 온몸에 희열이 훓고 지나 갔다. 마음에 드는 한덩어리 돌을 탐석했을때 흥분하고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 진정 탐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니겠는가? 같은 수석인이라도 매석에 의존하는 수석인들은 탐석이 가져다 주는 묘미를 알길이 없을 것이다. 17:00경 동강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고성리 산중 구레기 터널을 통과해 예미사거리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 제천을 거쳐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팔당에 도착해 추어탕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오늘 하루 폭염에 체력은 고갈 되어가고 몸은 파김치가 되었지만 파아란 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떠 있고 백운산 굽이굽이 돌아가는 에메랄드빛 물줄기를 바라보며 아무 잡념없이 탐석의 매력에 푹 빠져 행복을 만끽한 열혈탐석인들의 일상이었다.......ㅎㅎㅎ

내영혼의 안식처 동강과 한줄기 빛으로 다가 온 자황석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무탈하게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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