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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짬탐(8.13-14일, 정암해변-송천-지장천)

탐석기행

by 養正 2018. 8. 1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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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해변에서 탐석을 하다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대포항 풍경을 보니 가슴이 아련해 진다.

재개발이란 미명하에 옛 정취가 사라진 대포항, 과거 어깨가 부딪치도록 북새통 이뤘던 사람들

대한민국 성인중 누구나 한번쯤 거쳐 갔을 대포항의 추억을 송두리채 앗아가 버린 치적 쌓기는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이었나?

해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포장횟집에서 막 썰은 생선회와 소주 한잔하던 시절이 못내 그리움으로 다가 온다.

 

 정암해변 끝자락 설악해수욕장

 파도가 밀려 왔다 나가면 번개보다 빠르게 눈알을 굴려 수석감을 찾는다.

평소 양양돌은 석질 때문에 취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였다.

 석질과 수마, 색감이 좋아 기념석으로 들고 왔다.

송천은 강릉 대관령 좌측 황병산에서 발원해서 횡계를 거쳐 수하리에서 도암댐에 갖혀 길을 잃고 호수가 되었다가 수문을 타고 흘러 강릉 왕산 대기리에서 구절리를 거쳐 정선 아우라지에서 수명을 다하고 조양강에 투항한다. 엄밀히 따지면 한강의 발원지 중에 하나의 지천이다.

 도암댐에 갖힌 오염된 물이 흘러 물빛이 아주 탁하다. 

 송천 줄기 곳곳에서 집채만한 청석 바위가 눈에 뛴다.

 

 대기리에서 구절리 방향으로 흐르는 돌밭, 청석들이 많이 분포하는데 물쌀의 영향인지 변화가 없고 각이진 돌이 많다.

 잡석 밭에 명석이 나온다는 수석계의 우스개 농담처럼 장마 후 재수가 좋으면 잘 썩은 청석 변화석을 취할수도 있을 것 같다.

 

 석질은 좀 떨어지나 매죽 잎새가 굵고 모암이 괜찮아 기념석으로 가져 왔다. 양석을 시켜 보고 좌대를 할지 고민을 해 봉야 겠다.

 흑운모가 썪인 석질에 매죽이 굵게 나왔으나 수석으로 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방생

 조양강으로 알고 있던 동강 청자빛 꽃돌의 원산지가 송천이라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석질 소개 차원에서 사진만 찍었다.

 지장천이 흐르는 낙동리 선평마을, 철교 밑이 포인트인데 풀밭으로 변해 있어 탐석이 곤란하다.

유평리 제방 공사장 길에 파묻혀 있다가 필자에게 체포된 자황석, 석질, 수마, 색감, 모암, 싸이즈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자황의 색대비가 출중해 전시회급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규격 10.5*17*5

 다섯점 정도 가져 왔다.

 

동강 문희마을 노여사님에게 돌밭사정을 여쭙기 위해 전화를 드리니 물이 바짝 말라 쉽게 건너 갈 수 있으니 한번 다녀 가란다. 주변 수석동호인들에게 동행을 제의하자 전부 일이 있어 갈 수 없단다. 장마 수위가 줄때까지 한동안 건널수 없었고 동강지킴이들의 삼엄한 감시로 자연스레 수석인들의 발길이 끊겨 장마 후 햇돌을 탐석할 절호의 기회인데 그냥 보낼수 없어 마누라에게 여행을 가자고 꼬득여 길을 나섰다.


동강을 가려면 집에서 6번 국도를 타고 양평 용두리에서 횡성으로 우회전 해야 하는데 폭염에 돌 주으러 동강 가자는 말이 도저히 안떨어져 온갖 묘수를 짜 내려고 머리를 굴리다가 그만 길을 놓치고 애마는 홍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찰나의 시간에 길을 잘못 들어 오늘 탐석은 접어야 할 것 같다.

 


대신 내일 동강 탐석을 위해 마누라에게 환심을 사려고 점심은 무슨 메뉴가 좋냐고 다정하게 물으니 물회가 땡긴다고 한다. 인제를 거쳐 미시령 터널을 빠져 나와 청초호 둘레길에 있는 청초수물회 식당에 도착했다. 길건너 공터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은 차량들로 만원을 이루고 식당 마당에는 100m정도 됨직한 행렬이 여러 갈래로 줄을 서서 장사진을 치고 있다. 식당관계자한테 물으니 휴가철은 매일 이런 진풍경이 벌어지는데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다. 그 대신 인근 물회식당과는 횟감에서 부터 육수까지 비교 불가라고 한다. 


암만 맛있는 음식이라도 줄서서 기다리면서 안먹는다 라는 오기가 발동을 하고 인내심을 시험하는 분위기가 싫어 얼른 옆집 속초어장물회로 발길을 돌렸다. 이 식당도 방송을 많이 타서 그런지 속초 맛집으로 등재되어 있는 대표적인 물회식당이다. 그런데 너무 한산해서 그런지 청초수물회집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 때문에 반사 이익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인기가 좋은 1인분에 16,000원 짜리 어장물회로 2인분을 주문을 했다. 비주얼이 고급스럽고 깔끔한 밑반찬 구성에 맛도 괜찮아 내심 메인 물회에 기대를 걸었으나 세팅된 물회는 내용물부터 허접하기 이를때 없었다. 횟감으로 여름 제철 생선이 아닌 싸디싼 방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육수는 너무 강해 물을 타서 먹었다. 기다려서 청초수 물회를 먹을 걸 하는 약간의 후회가 밀려 왔다. 이미 엎지러진 물을 뒤로한채 길을 나섰다.


동강에서 탐석을 못했으니 정암이나 물치에서 짬탐을 하려고 마누라 눈치를 보다가 정암에 차를대고 약40분 정도 비지땀을 흘리면서 파도가 왔다가면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눈알을 굴려 가면서 열탐을 했으나 역시나 였다. 석질이 강하고 수마와 색감이 좋은 소품 한점을 기념석으로 취하고 강릉 방면으로 기수를 돌렸다.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하조대, 죽도, 남애항, 휴유암, 소돌해안 등 볼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찾아 패스해 버리고 사근진해안가를 거쳐 경포에 도착해 처음으로 경포 정자 누각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경포호수를 감상하며 한참이나 머물렀다. 


15년전 쯤 서울 강남 수서경찰서 강력반장으로 잘나가던 영선형이 어느날 갑자기 명퇴를 내고 베트남에서 사업을 한다고 들었는데 재작년 뜬구름 없이 목사 안수를 받는다고 연락이 온 후 소식이 잠잠하다가 달포전 횡계 대관령중학교 후문 경치 좋은 곳에 4,000평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있으니 놀러 오라는 문자 메세지가 생각나서 형에게 전화를 넣으니 숨도 쉬지말고 빨리 오라는 것이다. 경포대에서 약 30분만에 밟아 도착해서 진수성찬 저녁 밥상에  고급호텔 최고의 잠자리까지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횡계시가지의 밤 풍경은 온통 휘황찬란한 조명을 치장해  화려하기 이를때 없었다.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강원도 곳곳이 도시로써 기능이 몇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고 삶의 질이 많이 높아진 것 같은데 실상 현지 주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땅값에 훈훈한 인심과 정이 사라져 가고 있고  삶의 질은 과거보다 더 피폐해 지고 있다고 한다.


 아침 대관령황태회관에서 해장을 하고 진부를 거쳐 동강으로 가야 하는데 그만 또 길을 잘못 들어서고 있었다. 하늘과 맞닿은 동네, 해발 1,100m  피득령 안반데기가 30분 거리에 있는 것 아닌가, 동강탐석은 오후 늦게 미루고 용평으로 접어들어 도암댐을 경유하여 수하3거리에서 구름 위의 동네 안반덕에 가기 위해 고도를 높였다. 발왕산 뒤편 수하리를 거쳐 피득령으로 이어지는 고지대에 폭은 좁지만 잘 닦아 놓은 도로로 손쉽게 도착해 그토록 그리워 하던 안반데기에 첫발을 들여 놓았다.


피득령 정상 움푹 파진 구릉지 약 200만ha 재배하는 고냉지배추밭이 녹색의 물결을 이루고 하늘과 맞닿은 산등성이를 따라 설치해 놓은 풍력발전기가 스위스 알프스 산간마을에 와 있는 것처럼 착각이 들었다. 멍에 전망대에 올라가  천상의 동네 안반데기에 펼쳐진 목가적 풍경을 마주하니 뇌가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4-8월 은하수계절 밤 9시부터는  은하계의 마술쇼가 펼쳐진다고 한다. 오늘 날씨가 은하수 쇼를 볼 수 있는 최상의 적기인데 밤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다음을 기약한채 왕산 대기로 내려와 송천을 끼고 구절리로 가면서 청석 돌밭이 보여 1시간 가량 탐석을 했다. 질이 약간 떨어지는 청석이 그런데로 수마는 되었는데 변화는 없어 보였다. 동강이나 조양강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매죽석의 고향이 송천이라는 숙암님 말이 생각나  매죽석을 눈여겨 보며 탐석을 했다. 석질이 약간 처지나 매죽이 굵고 모암이 괜찮아 기념석으로 들고 왔는데 양석 후 좌대에 올릴지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점심때가 되어 정선 남면 동남식당에서 삼겹살을 주문하고 시원한 쏘맥 두어잔 들이키니 비로소 청량감이 찾아 온다. 동남식당은 삼겹살을 참숯불에 구워 주는데 쌈을 싸서 정선 토속 된장으로 끓인 뚝배기와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 이었다. 두툼한 삼겹살은 쫀득쫀득 찰이 져 연거푸 계속 들어 간다. 남면 소재지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동남식당은 진정한 맛집이었다.


이후 숙암님과 별어곡역 앞 편의점에서 만나서 아이스크림을 깨물며 반갑게 해후하였다. 짧은 만남 뒤 숙암님은 태백 학교로 돌아가고 필자는 유평리 지장천에서 약1시간 정도 탐석을 했다. 물때에 범벅이된 물속은 석질을 전혀 구분 할 수 없어 물탐을 포기하고, 제방 공사를 하며 파헤쳐진 흙더미에 묻힌 자황석을 탐석하며 다리 하류로 내려 가는데 2-3m 앞 땅속에 밖혀있는 돌을 보는 순간 직감적으로 자황석으로 생각하고 양손으로 쑤우욱 뽑아 개울가로 달려가 씻어보니 석질, 수마, 모암, 칼라, 싸이즈 좋은 A급 자황석이다. 순간 먼길을 돌아 온 노고를 보상받는 기분이 짜릿하게 전해져 왔다. 


이후 저녁에 숙암님과 만남을 위해 남은 시간을 때우려고 간이역 마니아들의 고향인 선평역을 찾았다. 무인역으로 전락해 버린 驛舍는 빗장이 굳게 쳐져 있어 시간이 정지된듯 적막감이 감돌고, 잡초 무성한 철길엔 갈색추억이 흐르고 있었다.  탄광이 번성하던 70-80년대 선평역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고 하니 흥망성쇠의 허망함이 가슴을 적셔왔다.


갑자기 중요한 약속이 잡혀 숙암님과 만남을 다음으로 기약한채 집으로 기수를 돌렸다. 탐석을 목적으로 떠났지만 뜻하지 않게 안반데기를 여행하고 새로운 산지 송천에서도 짬탐도 즐겼다. 그럿듯 인생은 정해진 종착역으로만 치닫는 것이 아니고 가끔은 전혀 예상 밖의 새로운 세상을 접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에서 탐석여행이 인생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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