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과음한 탓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거실에서 미사리 강변을 보니 황사가 심하게 덮혀 있어 좌대나 깍을까 생각하다가 주섬주섬 자전거를 이끌고 양수리로 향했다. 강변 자전거 길에는 하얀 벚꽃이 수명을 다하여 바람에 실려 꽃비를 뿌리고 있고 야산에는 산벛꽃들이 만발해 양수리로 가는 내내 내마음에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오랫만에 타는 자전거가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시야에 들어 오는 봄날의 축제에 행복감이 밀려 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정년을 앞두고 어떻게 세월을 보내야 할까 하는 화두가 늘 머릿속에 떠돌아 시간표를 짜 보지만 선뜻 실감이 다가 오지는 않는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도 있지만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한다. 그나마 수석을 선택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뿌듯한지 모른다. 직장에서는 필자만 보면 가장 행복하게 산다고 이구동성이지만 내 마음에 풍차는 아름다운 자연에 파묻혀 마음이 통하는 수석인들과 돌을 어루만지며 한잔 술을 기울이는 것이다. 오랫동안 수석활동을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 한없이 부러워진다. 나도 그럴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지만 선배 제현들을 따라 가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에 힘입어 틈만나면 등산을 비롯해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근자에 들어 탐석열정이 그 어느때 보다도 왕성해 필자가 좋아하는 동강을 뻔질나게 드나 들어 마음에 드는 숙암석과 노을석을 탐석해 성과가 쏠쏠하다고 자평해 본다. 갈수록 탐석여건이 나빠지고 설 자리가 좁아 지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돌밭에 드나 들면 아직 좌대감 정도는 탐석을 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평생 아껴줄만한 좋은 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수석에 입문하지 얼마되지 않는 일부 후배수석인들을 보면 실망이 드는게 사실이다. 힘들고 어려운 세계에는 도전하지 않고 매양 입만 바쁘다. 세상 모든 일들이 열정과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충고해 주고 싶다. 돌을 사랑하는 벗들이여 "돌밭에는 돌이 없는게 아니라 우리가 못 찾을 뿐이다" 라고 봄날 한마디 꽃비에 실려 날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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