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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황빛에 취하고 우정에 취하고(9.9-9.11일, 지장천-동강)

탐석기행

by 養正 2018. 9. 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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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어곡역과 선평역 사이의 철교, 운이 좋으면 아우라지가는 정선선 꼬마 관광열차를 볼 수 있다.

 

 

 춘석님, 필자 양정, 숙암님 다들 표정이 밝다. 역시 돌꾼은 돌밭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38번 국도 사북가는 길 옆 "테일러스"

 

 유평리 잔달미마을 디딜방아

 유평리 잔달미마을 옛 정미소 풍경, 사라져 가는 문화 유산이다.

 

 하늘, 산자락, 물빛에 취한다.

 

 동강 백운산

 

 

 동강 나리소

 22*16*8 유평리 잔달미마을

 9.5*16*6 성신양회 다리 밑 

 

 9*6*3 유평리 제방공사장

 

정선 여량에 살고 있는 춘석님이 지장천에 큰물이 졌는데 주말 정도면 탐석하기 딱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내려 오란다. 일은 손에 안집히고 가을빛 고운 자황석이 눈에 어른 거리며 빨리 주말이 오기를 손꼽아 가다리며 중간중간 숙암님한테 연통을 넣으니 형님 이번 기회를 놓치면 후회하니 빨리 내려 오란다. 추석 명절 밑 벌초가 끼어 마땅히 동행할 석우도 없어 당일치기만 하는 것으로 마누라를 꼬득여 야간당직근무를 끝내고 길을 나섰다.


09:00경 숙암님 부부와 정선읍사무소 앞에서 만나 정선 최고의 밥집 초원식당에서 청국장과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밥을 단단히 먹고 마누라는 숙암님 사모님에게 떼어 놓은 후 첫번째 포인트 돌밭을 찾았다. 그런데 이미 수경을 비추며 탐석 삼매경에 빠져 있는 수석인이 포착되었다. 숙암님은 주차된 차를 보더니 권오회장님이라고 한다. 권회장님은 동강 제장마을에서 한옥팬션까페를 운영하고 계신데 이미 10여년전 부터 자황석에 빠져 큰물이 지고나면 집 앞 동강 돌밭보다 지장천을 먼져 찾으시는 자황석 예찬론자인 동시에 지장천 돌을 자황석이라고 작명한 최초의 수석인이다. 열흘만에  만나 반갑게 악수와 덕담을 건넨 후 탐석 시동을 걸어 본다. 아직 물쌀은 거칠고 수량이 꽤 많은데 물때가 벗겨져 바닦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탐석하기 최적의 조건 이었다. 


권오님과 물탐을 하고 필자는 번탐을 병행하며 상류 쪽으로 올라 가는데 30분이 지났나 싶은데 권오님이 자황석 대물 2점을 탐석했다며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순간 강물에 알지 못할 힘의 파문이 일었다. 강 중간 바위 위에 있는 배낭을 열고 자황석 대물을 두손으로 들고 눈앞에서 보는  순간 아 ~ ~ 명석이구나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高 23cm 정도 입석 생김새에 현란한 자황빛이 물에 반사되어 물빛에도 단풍이 들 정도였다. 필자도 힘을 내어 물쌀이 약한 쪽으로 올라 가던중 수마와 색감이 좋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준수한 자황석을 탐석한 후 필자와 숙암님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탐석을 하고 권오님은 명석 두점 탐석에 만족을 하고 귀가했다.


수석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일이지만 돌밭에 서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점심을 거르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날도 점심 먹거리로 많이도 준비해 갔는데 탐석에 정신이 팔려 곡기를 걸러가며 탐석삼매경에 빠졌다. 오후 평소 지장천에 올때마다 대물을 많이 잡았던 유평리 제방공사장으로 이동해 춘석님이 합류하고 각자 탐석 반경을 잡고 물탐과 번탐을 병행하던중 제방 아래 길가에서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있는 안정된 모암에 짙은 쬬코렛색에 황칼라 색대비가 뛰어나고 동물 문양이 간결하게 들어간 자황석 소품을 탐석했다. 귀로일석으로 이번 탐석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황석이다. 늦은 오후가 되어 숯가마 찜질을 하고 돌밭을 찾은 집사람이 합류해 탐석을 끝내고 온갖 감언이설로 1박2일을 하기로 하고 다음날 탐석을 위해  지장천과 가까운 민둥산역 앞에 숙소를 잡고  맛집 진미식당에서 하루의 노고를 소주잔에 털어 넣었다. 이렇듯 탐석여행이란 아름다운 경치와 돌에 취하고 석우들과 맛있는 음식에 소주 한잔하는 기쁨이 크기 때문에 그 어떤 여행 보다 값지고 행복한  것 같다.


다음날 아침 시원한 북어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탐석 길에 올라 상류에서 하류 포인트로 내려 가면서 탐석을 하던중 잔달미마을 돌밭 물속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수림석을 탐석했다. 당시 싸이즈와 모암, 구도, 여백미, 내용, 색대비등 모든게 좋은데 단지 석질이 떨어져 마음 한구석 찜찜한 생각이 들어 들었다 놓았다 여러번 갈등을 하다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숙암님한테 보내 자문을 구했더니 대물을 탐석했다며 찬사 일색이었다. 숙암님 조언에 용기를 내어 일단 트렁크에 실고 잔달리마을 다리 아래 물가 가장자리 흙속에 살짝 묻혀 있는 손바닥만한 싸이즈에 매화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문양의 자황석을 탐석하고 선평역 하류로 이동하며 돌밭을 더듬어 보았지만 허탕을 치고 귀가 채비를 서두르는데 느닷없이 집사람이 동강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가자고 한다. 잠시 갈등을 느끼다가 마음을 정하고 광덕리 개미들마을 교량공사장 아래에서 약40여분 물탐을 하다가 빈손으로 광덕리 미리내 폭포를 거쳐 가수리에 닿으니 동강엔 물이 많고 물쌀이 거칠었다. 숙소를 예약하고 운치리로 내려 가면서 점재교 건너편 돌밭에서 약 1시간 가량 탐석을 했으나 노을석 소품 한점을 배낭에 넣고 철수해서 숙소에 도착해 민물고기 매운탕에 반주를 곁들여 먹고 잠시 따끈한 방에 드러 누우니 그만 쏟아지는 잠에 고단했던 이틑날 여정이 매몰 되었다.


세째날 새벽 06:00 기상 제장마을로 달려가 시시각각 변화는 백운산 경치를 보며 지킴이가 나오기 전까지 약 2시간 30분 제장교 아래 돌밭을 이잡듯이 뒤졌지만 한점 건지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상을 물리고 이틀씩이나 돌쟁이 수발을 하느라 고생한 아네에게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동강과 작별을 했다.


동강에 살고 계시는 권오회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동강은 올들어 가장 큰물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돌밭 변화는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수석감 찾기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는 실정이고 모암을 갖춘 숙암석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번 탐행에서 동강보다 지장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속내가 있었음에 부인 할 수 없다. 이제 수석의 본류 남한강 이외의 변방 산지도 수석감 한점 찾기가 녹녹치 않은게 현실이다. 이러다가 수석의 맥이 끊기고 수석취미가 소리없이 사라지는게 아닌가 하는 수석인들의 우려의 목소리와 탄식이 깊어만지고 있다. 그런데 손놓고 있을수만은 없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부지런히 돌밭에 드나드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시간에도 전국의 열악한 산지에서 수석감 한점 찾으려고 수고 하시는 자탐 수석인들에세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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