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싱그러운 봄날 동강에서(3.18일)

탐석기행

by 養正 2017. 3. 19. 08:18

본문

 

 

 

 

 

 

 해맑은 죽단님과 청류님의 만찬

 

 황혼에 물든 촌로, 어디를 가시는지?......... 삶의 무게가 애잔하다.

 

 

탐석하기 좋은 계절 봄날이 왔건만 수석인들에게는 겨울이다. 탐석할 돌밭이 점차 사라져 가고 빈손으로 돌아 오다 보니 차츰 열기가 식어가는 현실이 안탑갑기 짝이 없다. 春來不似春이라고 할까? 그러나 침체기를 이겨내는 방법은 부지런히 돌밭을 찾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 돌을 못 줍더라도 싱그러운 봄날 산간 오지 경치에 푹 빠져 도란도란 피어나는 봄기운을 듬뿍 받고 싶은 생각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동강 중하류 문희마을로 정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2시간만에 도착했다.


이곳 여울은 갈수기로 수량이 많이 줄어 도강하기가 한결 수월하고 길고 넓게 드러난 돌밭이 다른 곳 보다 확률이 높을 것 같아 주변 석우들을 꼬득여 오랫만에 같이 동행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십여일만에 다시 찾는 돌밭이지만 당시 짧은 일정으로 다 돌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은근히 기대가 되고 동행하는 벗들이 있어 오랫만에 즐거운 석담이 피어 날 것 같았다.

 

3.6일 탐석 당시 도강을 하면서 거친 물쌀 때문에 낭패를 본적이 있어 길라잡이인 필자는 최대한 약한 여울쌀로 건너 가려고 안돌바위 앞에 주차를 시키고 건너던중 2/3 지점에서 거친 물쌀에 휩쓸려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떠내려 가는 생사의 위기에서 동강 석신의 도움으로 간신히 추스리고 강을 건너는 것을 눈 앞에서 보고 있던 청류, 죽단님은 뭍으로 올라가 상류 쪽에서 안전하게 도강을 했다.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돌밭에 상륙한 필자는 장화에 물이 차고 옷이 전부 젖어 쌀쌀한 아침 날씨에 오한이 들어 탐석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옷 부터 벗어 바위 위에 펼쳐 놓고  20여분간 휴식을 취한 후 돌밭에 걸음을 떼는데 도데체 수석감 한점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필자는 빈손이라도 좋으니 제발  동행한 석우들이 한점 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은근히 압박해 오고 물쌀에 떠내려 가면서 허우적 거리던 생각이 떠올라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점심때가 되면서 햇볕이 나고 기온이 올라 가면서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막걸리와 오뗑 국물이 들어 가 가벼운 취기가 올라 오니 언제 그런 위기가 있어다는 듯 정상 컨디션을 되 찾고 도란도란 피어나는 즐거운 석담이 바람에 실려 동강에 퍼지니 아무 잡념이 없어지고 행복감이 밀려 왔다.


 가뭇없이 겨울은 가고 시나브로 봄빛이 내려 앉은 산간 오지 황새여울에는 버들강아지 수풀 사이로 해맑은 미소를 띠고 백운산 구비구비 흘러 가는 여울쌀은 아라리 가락처럼 청아하다. 동강에 발을 내딯는 순간 자연에 동화되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니 동강은 전생에 내 영혼의 피앙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기를 하고 하류 방면으로 내려 가면서 탐석에 여념이 없는데 혼자 기화천 합류지점 강을 건너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 오고 돌밭을 서성 거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누군지 궁금해 진다.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위에 올린 "황혼의 촌로" 문양이 들어간 숙암석을 탐석해서 망태에 넣고 석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전에서 탐석 온 이00이라는 분인데 이곳 돌밭이 처음이란다. 우리는 반갑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통성명을 하고 헤어져 약 1시간 가량 탐석 후 아쉬운 발길을 접고 귀경하여 필자의 동네에서 저녁을 먹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찾아 오면 늘 행복하고 떠나면 그리움으로 여울지는 동강이여 어느날 갑자기 그리움이 소용돌이 치면 한줄기 바람되어 그대 품으로 달려 가련다. 내영혼의 안식처 동강이여...............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