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을 연가

탐석기행

by 養正 2016. 9. 10. 23:09

본문

 여우섬에서 본 하류 가흥리쪽 풍경

 여우섬에서 본 상류 목계 풍경

   14*18*7  신륵사작업장, 

   탐석당시 색감만 보고 배낭에 넣었는데 목욕 시키고 보니 하단부에 홍학의 날개짓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이 들어가 양정석실  한 자리

   차지 할 것 같다.  

 



내 영혼의 안식처 동강은 최근 일본으로 비껴간 13호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며칠간 꾸준히 내린 비로 돌밭이 물에 잠겨 마땅히 탐석할 곳이 없고 며칠전 복재이 형님이 남한강으로 탐석을 다녀 왔는데 방류량도 적당하고 물이 깨끗해 물탐하기에 최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에 요동이 치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무향님과 약속을 정했다. 9.9일 새벽 덕소에서 출발하여 개군에서 순대국으로 아침 공양을 하고 무향님이 가장 좋아하는 산지인 여우섬으로 기수를 돌렸다. 근 1년만에 남한강을 찾아 가는 발걸음에 가벼운 흥분이 가슴에 일렁거리고 지나갔다.


무향님은 보통리 돌밭에서 처음 인사를 하고 양주 장흥이란 동네의 인연으로 얼키고 설켜 가까워져 그동안 여러곳을 동행 하였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이야기가 통해 참 편한 것 같다. 여우섬 강줄기는 보조댐 방류량이 80톤으로 강 중간지점이 허벅지 정도 밖에 차지 않고 물이 깨끗해 바닥이 훤히 보이는 등 최적의 조건이나 심한 물때와 빠른 유속으로 물쌀에 눈의 촛점이 흩어져 기념석 한점을 망태에 넣고 오전 탐석을 마쳤다.


앙성으로 나와 보리밥으로 점심을 먹고 장안동에서 근무할때 알게된 15년지기 김중기 형이 운영하고 계신 늘봄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수천점에 달하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한보따리 선물을 받은 후 가흥초교 뒤편 돌밭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탐석을 했다. 가흥리는 수석 입문기에 뻔질나게 찾은 돌밭으로 새삼 추억의 그림자가 여울에 부딪혀 아른 거렸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슴에 담고 강 중간 지점을 중심으로 물쌀이 약한 곳을 거점으로 탐석했다. 이곳은 다행히 물때가 벗겨져 탐석하기에 최상인데 수석감이 없다.


가흥은 다른 남한강 산지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 그동안 수많은 수석인들이 다녀 갔는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한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 지고 한숨이 깊어 졌다. 연신 허리를 굽혀가며 뒤집고 뒤집기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기념석 한점 망태에 담지 못한채 해가 뉘었뉘었 할때 물에서 나와 신륵사 작업장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여주로 이동해 순두부에 막걸리 두어잔을 나누어 마시고 작업장 개구멍으로 침입하자 마자 저승사자가 나타나 싸이렌을 울리며 빨리 나가라며 완장의 위엄을 보인다.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부러운 존재가 작업장 지킴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쓴 웃움이 주름살을 타고 흘러 내렸다. 그들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기 위해 팬스 밖으로 나가면서도 눈은 돌무더기를 향해 연신 두리번 거리며 있는데 이게 어쩐 일인가? 지킴이가 탄 차량이 정문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짧은 순간 지킴이가 눈물 나오도록 고마울 수 가 없었다. 갑자기 발걸음이 부산해졌다.


무향님은 이미 포크레인이 방금 파헤쳐 놓은 곳을 선점해 탐석에 여념이 없고 필자는 경사지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싫어 약100미터 상당 바닥을 파헤쳐 놓은 곳을 중점적으로 훓고 있는데 눈 앞에서 아래 황미석이 미소를 지으며 반겨준다. 색감이 너무 좋은데 물에 씻어 볼 겨늘도 없이 배낭에 넣고 분주히 발걸음을 떼며 눈길을 돌리는데 이미 어둠은 스멀스멀 내려 앉고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하루의 여정을 마감하고 탐석의 종지부를 찍었다.


10월 초순경 뜻있는 수석인들이 "정형을 탈피한 파격" 주제로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수석계의 불황을 타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산지 고갈로 인한 공급이 없으니 점차 쇠락하는 기미가 보이는게 수석계의 깊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정통수석에서 일탈하여 파격을 시도해 보려는 몸부림이 수석인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빌어 보며 수석취미가 꾸준히 이어 가기를 소망해 본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