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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위지지 않는 빈자리, 2021~56회(11.19~20일)

탐석기행

by 養正 2021. 11. 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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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돌님 일정으로 양정석실에서 14:00에 출발, 15:40경에 동강 도착 탐석을 개시했다.

오늘따라 표정이 훤하고 활기찬 굿돌님

동강은 수위가 대폭 줄어 돌밭 중간까지 드러 났는데 물때가 카페트를 밟는 것 처럼 푹신푹신하다.

무슨 석질인지 도저히 분간 할 수 없는 돌밭에서 매의 눈으로 동강 호피석을 탐석했다.

필자도 동강 전문탐석인이지만 호피석은 처음 탐석했다. 믿을 수 없는 사실 같지만 호피석이 분명하다. 

 

평소 강줄기 2/3 지점까지 돌밭이 드러났다. 그러나 덕지덕지 낀 물때로 인하여 탐석이 불가하다.

미식가 굿돌님이 예약해 둔 평창 진부 방아다리 약수터 입구 감자네에서 닭복음탕으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강원도 산골은 겨울로 치닫고 어둠에 포위된 자작나무 숲으로 금방이라도 하얀 눈이 내릴 것 같은 멋진 풍경이다.

숙소 정선 숙암 가리왕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하룻밤 피로를 풀고 이튿날 가수리 부부송 돌밭을 찾았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동강주변은 무성한 수풀들이 메말라 탐석하기 좋은데 작은자갈들이 돌밭을 덮고 있어 수석감 한점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귤암교 지나 가수리 붉은 뼝대 가기전 동강가에 외롭게 서 있는 부부송

갈대밭 저 넘어로 닭이봉(계봉)이 서서히 안개가 걷치고 있다.

 

 

가탄여울 섶다리 공사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고 오후면 개통이 될 것 같다.........................잠시 하류 돌밭으로 이동해 짬탐을 즐겨본다.

수갈령 아래 동강, 철철철 여울을 타는 물소리, 이따금 들려오는 청아한 새소리만 나뒹구는 하미돌밭에서 한점 찾기 위해 굿돌님 집중을 해 본다.

숙암석질에 눈, 코, 입, 머리통이 예쁜 인상석을 탐석했다...................놀란 표정인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인가?

겨울로 접어드는 늦가을 동강은 갈수록 물빛이 깨끗해 지고 있어 막 퍼 먹어도 될 것 같은 옥수가 흐르고 있다.

 

청자석 석질에 양각문양이 들어간 좌대감을 탐석해 굿돌님에게 선물했다.

하미돌밭에서 탐석을 마치고 오뎅탕으로 간식을 먹고 있는데 미상님한테 "형님 섶다리 개통했다"라는 전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가탄여울로 발길을 돌렸다.

 

뒤늣게 합류한 창우님과 굿돌님 가탄여울 섶다리에서 동강의 추억을 남겼다.

가탄돌밭에 벌을 내딪자 말자 필자 눈에 들어 온 호박 먹물석.......................산경이 짙게 잘 나왔는데 모암이 부족하여 방생했다.

강줄기가 휘 돌아 나가는 돌밭은 장마 후 변화가 많기 때문에 탐석 경험이 많은 수석인들은 이런 돌밭을 선호한다.

필자도 가탄여울 우측으로 휘 돌는 돌밭에서 살포시 미소를 띄고 있는 묵석을 탐석해 건드리지 않고 사진으로 남겼다.

뒤집어 보니 짙은 묵향이 진동을 하는데 흡집이 있어 진한 아쉬움이 든다.

가탄여울 아래 돌밭.....................고 복재이님, 월현님과 7년전 3월초, 영하의 날씨에 팬티만 입고 도강한 추억이 눈앞에 삼삼하게 지나간다.....................복재이님의 명복을 빌며 추억을 회상해본다.

최근 열혈수석인으로 등극한 창우님, 수석감 한점 탐석하기 위해 매의 눈으로 한발짝 한발짝 떼 본다.

가탄마을 뒤편 닭이봉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늦가을 잔해가 쓰러지고 있다.

창우님 탐석을 하다가 밝은 표정으로 추억을 남긴다...............한점 했으면 좋을텐데, 멘토인 필자는 걱정이 앞 선다.

마른 미루나무 사이로 계절은 어김없이 쓰러지고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탐석을 마치고 섶다리로 향하는 석우들................발걸음이 가벼운지? 무거운지? 모르겠다.

탐석해 놓은 숙암 인상석을 가지러 가다가 탐석.................노을석질에 도인 문양이 들어간 귀로일석을 들고 기뻐하는 필자

 

산등성이 줄 지어선 나목들 사이로 겨울 그림자가 쏠려 다니고 있고 조금 더 붙잡고 싶은 가을은 앙상하게 야위어 가고 있다. 철철철 여울살에 부딪히는 물소리, 이따금 창공을 가르는 청아한 새소리, 메마른 수풀을 스치우는 바람 소리만 들릴뿐 때묻지 않은 원시의 속살이 살아있는 동강 오지 돌밭은 계절의 길목에서 서성대고 있고 잿빛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이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신을 돌아 볼 기회의 장이 되었다는 굿돌님은 수석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필자는 어느새 멘토의

길을 걷게 되었다. 초록빛 끝자락에 만나 짧은 시간에 제법 많이 이곳저곳을 기웃 거렸고 어김없이 한주를 마감하는 금요일 오후 양정석실에서 출발해 동강을 찾았다.

 

강원도 산골 해는 이미 서산에 기울고 어스름이 쏠려 다니고 있었다. 1시간30분 짬탐에서 동강에서 호피석을 탐석하게 되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동강 탐석 30여년 숙암님도 동강에서 호피석을 탐석했다는 전언에 놀래 자빠질 지경이었지만 호피석에 일가견이 있는 필자의 눈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동강 전문 탐석꾼 필자도 주구장창 12년 한우물을 판 동강에서 처음으로 접해 보는 기이한 일 이었다. 어느 수석인이 이곳에 호피석을 버렸는지 의심을 해 보고 눈을 씻고 보아도 틀림없는 호피석이었다.  그것도 물이 빠져 드러난 강 중간 돌밭에서 탐석했으니 누가 갔다 버린 것도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여타 산지 호피석 하고는 때깔부터 차이가 확연히 들어 난다. 굿돌님은 운무산경이 잘 들어간 노을석을 탐석한 후 하루 일정을 접었다. 

 

이튿날 가탄여울 섶다리를 놓는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우리 일행은 오전 은빛 억새가 춤을 추는 가수리 부부송 돌밭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짬탐을 즐기고 평소 급류에 수석인들의 손이 타지 않았던 가탄여울 돌밭을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손쉽게 건너 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섶다리 가설 현장 확인 후 하미돌밭으로 이동 석무를 즐기며 오뎅탕으로 요기를 하고있는데 섶다리가 개통 되었다는 미상님 소식에 손살같이 달려가 솔가지로 엮은 푹신푹신한 섶다리를 건너 미지의 돌밭에 상륙했다.

 

햇돌의 기대감에 고군분투 했으나 석신은 쉽사리 한점 점지해 주지 않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지만 아직 인연이 안되어 못 만날 뿐이지 아직도 보석처럼 빛나는 수석감은 도처에 꼭꼭 숨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끔은 빈 배낭의 일그러진 모습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는 것이다.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는 다음에 채우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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