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작업장 스케치 이모저모
점심때 관계자들이 자리를 비웠을때 기습해서 자구리 몇방 먹은 잿빛청석 물고임돌을 탐석했다.
20.5*18*15 잿빛청석
미석 11.5*11.5*11.5 공교롭게 길이*높이*폭이 11.5cm로 똑 같다.
위 미석 뒤편
잿빛오석 22*25*23 만짐석으로 마음에 들어 가져왔다.
최근 한달새 새로운 집이 두채나 생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지만 하옇튼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돌 창고로 전락해 마누라한테 쫒겨나는 신세가 되어 양평에 석실을 마련했고 또 하나는 새로 옮긴 근무지에 관사가 생긴 것이다.
졸지에 거주 할 집이 3채나 되어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양평 산속 하늘 아래 첫동네 용배미 마을에 위치한 양정석실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어둠이 내린 석실에 앉자 호젓함을 즐기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수석과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될수 있는대로 양평살이에 치중 하려고 하는데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약40km 떨어진 도시로 출퇴근을 해야하는 부담이 때때로 가슴을 옥 죄곤 한다.
오늘은 지난주 휴일에 당직을 한 댓가로 하루 휴무가 주어져 느긋하게 일어나 콩나물국에 어제 씽씽푸드 조회장이 챙겨준 더덕, 깻잎 짱아찌에 낙지, 오징어 젖깔과 엊그제 양평오일장에서 구입한 모둠 콩을 넣어 아침밥 지어 먹고 차를 몰아 30여분 거리에 있는 여주 작업장을 찾았다. 가는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여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비오는 날 문양석 찾기가 제격이라 크게 게의치 않았다.
얼마만에 탐석에 나서는지 비에 젖은 햇돌의 싱그러움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작업장은 기반시설 공사에 여념이 없다. 살금살금 포크레인 근처로 접근하자 어김없이 큰소리의 고함이 들린다. "아저씨 빨리 나가세요" 순간 올것이 왔구나 생각하면서 모처럼 탐석에 들뜬 기분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간다. 그런데 늘상 작업장 완장과 줄다리기를 하느라 어느 정도 익숙해져 크게 게의치 않고 재빨리 작업장 꼭대기로 대피해 탐석을 했다.
최근 수많은 수석인들이 다녀가 한점 하려면 녹녹치 않다. 그래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돌을 뒤집어 보며 오르락 내리락 해 본다. 흙속에 오석이 조금 보여 갈고리로 파헤치자 얼씨구나 질감 좋은 잿빛 오석이 제법 볼만하다. 예술수석 회원들이 보면 뿅갈 정도의 대물이다. 이후 실청미석 두점을 배낭에 담고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와 트렁크에 집어 넣고 물한잔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공사 관계자들이 점심을 먹으러 자리를 뜬다. 시계를 보니 11:50분이다. 이제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다. 이때 한점 줍지 않으면 끝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포크레인이 파헤쳐 놓은 돌무더기로 달려가 눈을 부라리며 동분서주해 본다.
5분도 안되어 포크레인이 다쳐 놓은 바닥에서 자구리 서너방 먹은 잿빛청석 한점을 탐석했다. 얼마만인가? 남한강산 자구리돌을 언제 탐석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후 미석 두점을 배낭에 넣고 허리를 펴니 순식간에 40여분이 지나 가고 그때부터 비가 퍼붓는다 이미 배낭과 옷은 비에 젖은 생쥐 꼴이다. 오늘은 자구리돌 한점으로 만족하고 철수를 했다. 간만에 싱그러운 남한강 햇돌의 풋풋함에 매료된 하루이다.
짧은 만남 아쉬운 이별 (9.26일, 동강) (0) | 2019.09.27 |
---|---|
틈새공략( 9.5일 오전, 9.7일 오후. 지장천) (0) | 2019.09.12 |
일석수석회 춘계 합탐2(5.25-26일, 낙동강) (0) | 2019.05.27 |
일석수석회 춘계 합탐1(5.25- 26일, 낙동강) (0) | 2019.05.27 |
아카시아 향이 코를 찌르는 한탄강에서(5.17일) (0) | 2019.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