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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시탐 길을 나서다.

탐석기행

by 養正 2019. 1. 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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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이 돌을 호피석이라고 할까?  지나 가면서 얼핏 마주 쳤어도 잡석이라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호피석은 산지별 다양한 석질을 이해 하여야  비로서 눈에 들어 올 수 있는 것이다.

  땅속에 묻혀 양쪽 바위가 짓누르고 있고 왼쪽 바위는 꿈쩍하지 않아 젖먹던 힘을 써가며 간신히 구출에 성공했다.

 입석 형태로 미끈하게 빠진 몸매 안정된 밑자리, 아래 난초나 수풀들을 연상케하는 자개 무늬 호피가 새해 벽두부터 홈런감이다.

  성급한 욕심에 집 화장실 욕조에 눕혀 놓고 물을 뿌려 본다. 백옥같은 자개 무늬가 살아 움직이는듯 하다

 자개호피  23*38*15  북한강, 목욕을 시키고 간이수반에 연출했다.


  기해년 새해 1.4일 첫 탐석 어디로 갈까? 잠깐 고민을 해 보다가 가평으로 출발, 30분만에 아지트에 도착해 첫 발을 들여 놓는다. 아무도 없는 돌밭 이따금 나무수풀 스치우는 바람소리, 쩍쩍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깬다. 너무 호젓해서 좋다. 석신에게 2019년 새해 필자 養正이 왔음을 머리 숙여 신고를 한다.


 2018년 12월 끝자락 장하다 아우님의 홈런으로 시작된 호피석 광풍, 그후 며칠간 집중포화를 당했고 각지에서 내노라 하는 호피석 마니아들이 찾았지만  쪼가리 한점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황폐해 버린 돌밭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메마르고 황폐한 돌밭이라도 각자의 몫은 있는 법이라고 늘 항변해 왔던 필자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 수석인들에게 "탐석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라고 한마디 일침을 가하기 위해서라도 준수한 호피석 한점 탐석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그래서 수석인들에게 이곳 돌밭이 아직 살아 있다는 희망과 도전을 불어 넣기 위해서 마음속의 다짐을 해 본다. 


그러나 녹녹치 않다. 두어시간 집중을 하며 바닥에 나뒹구는 바위덩어리 밑을 들추었고, 나무수풀 더미에 깔린 곳까지 샅샅이 헤집고 다녔지만 호피석 한점 볼 수가 없었다. 이래서 안되겠다 싶어 평소 대물호피를 탐석했던 아지트로 옮긴지 약 5분 정도 되었을까 춘천에 사는 북한강 호피석 대가 랑울님 한테 휴대폰 벨이 울린다. 품속 깊숙히 집어 넣은 휴대폰을 꺼내어 받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서너발치에서 바위틈에 포위 된 자개호피가 눈에 들어 온다. 전화를 끊고 자세히 살펴 보니 자개호피는 맞는건 같은데 수마가 약간 덜 까진 것 같고 잡석이 썩인 개호피 같아 보이기도 해 침으로 쓱쓱 닦아 보니 틀림없이 호피석이 맞다. 


사방 바위들에 갖혀 꿈쩍도 않는다.  왼쪽 바위틈에 탐석봉을 집어 넣어 힘껏 제끼자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는다. 먼발치 장하다아우님에게 큰소리로 구원요청을 보냈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 다시 호피석 밑으로 갈고리를 넣어 흔들자 들썩들썩 한다. 왼쪽 바위 틈에서 약 2cm 정도 물린것 같아 바위 아래 작은돌을 빼내고 젖먹던 힘까지 써 가며 힘껏 제끼자 드디어 탈출에 성공한다.


일단 좋은 면만 눈에 들어 온다. 입석 형태로 미끈하게 빠진 몸매와 안정된 밑자리가 마음에 들고 하단부 백옥같은 자개 무늬가 난을 연상하게 한다. 아 ! ....아 ! 탄식이 흘러 나온다. 오늘 이 한점이면 대박이다. 새해 첫 탐석에서 홈런을 날린 것 처럼 환희의 기쁨이 벅차게 세포 알알이 퍼졌다. 내가 기쁘거나 외로울 때나 찾아오면 늘 한아름 선물을 주고 위로해 주는 000 돌밭, 남들이 한물간 돌밭이라고 조롱하고 천대해도 나는 끝까지 너를 사랑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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