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또 해파랑길로 떠났다.
전날부터 내린 폭설로 노심초사하며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드니 횡계 대관령 한옥마을 방장 영선이 형한테 전화벨이 울린다.
지금 횡계는 폭설이 쏟이지고 있으니 운전조심 하라는 전갈이다. 작년 이맘때 대관령을 통과하면서 눈길에 속수무책 이었던 아찔한 순간들이 눈앞에 삼삼하게 흘러간다.
횡성을 지나면서 겨울왕국으로 편해버린 설경을 만끽하며 횡계를 거쳐 대관령 터널로 접어드는데 차량이 꽉 막힌다. 경찰순찰차가 이차선 중간으로 싸이렌을 켜고 분주하고 차량들은 게 걸음으로 기어 가는데 아뿔싸! 터널내에서 화물차 한쪽 바퀴가 이탈한채 사고 잔해물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다.
눈길사고는 아닌것 같고 졸음운전으로 추정된다.
남의 일이 아닌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터널을 빠져 나오니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영동과 영서의 기상 사정이 이렇게도 정반대인지 어리둥절하다.
망상 ic 로 빠져나와 묵호항에서 요즘 한창 맛이 달달한 홍게와 가자미회 등 저녁 찬꺼리를 구입하고 논골담길 황태덕장을 둘러본다.
70년대 동해안 최고의 수산 전진기지로 오징어와 명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는 전설의 묵호항,
동네 아낙네 들이 지게에 오징어와 명태를 잔뜩 지고 나르며 지게에서 떨어진 물이 질펀하게 골목길을 타고 흘러 내려 장화를 신지 않으면 푹푹 빠져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말끔히 포장이 되어 과거의 흔적을 찾을수 조차 없지만 우리 부모세대들의 땀과 눈물이 흥건하게 고여있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묵호여행의 진면목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으면 비가 올때 논골담길을 걸어 보라고 한다.
묵호항 언덕배기 논골담길
얽키고 설킨 덕장마을 골목길에는 배고픈 가난을 악착같이 극복하며 자식들을 키운 위대한 우리 엄니들의 피와 땀냄새가 명태 마르는 냄새와 섞여 바람을 타고 코를 찌른다.
울진 해파랑길 따라 가다보면 폭풍처럼 밀려오는 파도가 갯바위를 집어삼키며 하얀포말을 쏟아내는 풍경이 펼쳐진다.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지만 가슴한켠 쓸쓸함이 너울너울 춤을 추기도 한다.
겨울 그 허전한 여백을 채워주는 낭만이 가슴에 서걱서걱 거리는 겨울바다 언저리를 하염없이 걷고있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해파랑길 7번국도 옛길에 몸을 싣고있다. 아직 미정차로 언제 가슴에 시동을 끌지 모르겠다. 시끄러운 고래불 파도소리에 잠못드는 밤이다.
0. 폭설은 싫지만 설경은 좋다.
횡성휴게소내 남자화장실에 이중섭의 그림이 걸려있다.
0. 묵호항 스카이워크
0.목호항 언덕배기 덕장마을
0. 삼척 궁촌바다 일출
0. 삼척 원덕 가곡유황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울진으로 향한다.
0. 해파랑길 울진 후포~ 월송정구간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
0. 병곡 백석리 몽돌해변에서 2025년 첫 탐석 발걸음을 뗀다.
모암이 부족하지만 문양이 마음에 든다.
후포 뚱뚱이 아지매에게 홍게와 수협어시장에서 오징어, 가자미와 쥐치회를 구입했다.
0. 고래불 해변 저녁산책
고래불 봉송정
고래불 전망대
영해 대진리 상대산 관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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