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탐(1.5~6일, 동강), "동장군아 길을 비켜라"

 

북향 응달진 곳에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다. 정선 산골의 겨울 풍경이 얼어 있는 듯...........아! 춥다.

동강 만지길 끝 풍경

 

정선의 수석을 너무 사랑하시는 숙암 최원규님............돌밭에만 나오면 어린아이처럼 표정이 해맑고 행복해 진다는 참 돌꾼이다............엄동설한에도 작년 12월 부터 한주도 안거르고 탐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정선 돌꾼에 합류한 좌사 최종연님........공직에서 은퇴하시고 고향에 새로운 터를 잡아 나무뿌리 공예와 수석에 푹 빠져 사시고 있다.

숙암석으로 귀한 백칼라석...............석질, 물씻김, 모암, 크기가 나무랄데 없다............ 주목나무숲에 눈 내리는 풍경이 연상되는 문양으로 다가 온다.

필자가 노을석을 탐석한 후 "이제 숙암석 한점해야지"라고 툭 내뱉은 말을 옆에서 숙암님이 듣고서 있다가  왈............그 말이 딱 들어 맞게  홈런 한방 치셨다고 축하의 말을 건넨다.

 

근래 들어 수묵석에 흠뻑 빠져 있는 열혈수석인 미상 권정대님................수경다라이에 손잡이를 장착하여 허리를 숙이지 않고 일어서서 수경을 보며 물탐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여 물탐의 최대의 적인 끊어지는 허리 통증을 없애고...................

부력의 원리를 이용해 튜뷰를 띄어 탐석한 돌을 담아 손쉽게 끌고 다니는 등 모든면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수동교 상류에서 하미돌밭 끝 부근 동굴..........동강변 석회암지대 수직 절벽 "뼝대"에는 이따금 전설을 품은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탐석을 하다가 잠시 허리를 펴고 이런 비경에 취해보며 카메라 샸다를 눌러 본다.

 

하미돌밭에서 줌을 끓어다가.............상류 가탄여울 뒷편 닭벼슬 닮았다는 계봉(닭이봉, 1,028m) 풍경

필자는 겨울 황량해진 능선 나목 행렬에 햇빛이 통과하면서 연출하는 풍경을 좋아한다..

 

 

정선 북평 라선옥에서 오리백숙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최근 커피샵으로 탈바꿈한 무인 간이역 "나전역"을 찾았으나 영업 종료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좌사 최종연님 댁 모습..................... 1층에 나무뿌리 공예품과 담근주, 수석이 진열된 전시장이다.

동강 광하리 아침 물안개 풍경들

 

동강 초입에서 만날수 있는 수리봉은 늘 보아도 아름답다.............이곳을 지나칠때 마다 피해 갈 수 없는 풍경이다.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고 깨끗한 동강...........미상님 열탐 광경이다.

 

 

 

 

 

2021년 시탐 양정 길을 나섰다. 동강 곳곳에 물때가 벗겨졌다는 정선 돌꾼들의 전갈에 마음이 급해지는데 물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필자의 성향이라도 피해 갈 수 없는 처지 아니인가? 햇돌이 나온다는데.........ㅎㅎ

 

한파특보가 발령되고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등 세밑 동장군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열혈수석인 미상님 앞에서는 꼼짝달싹 맥을 추지 못한다. 새벽 06:00경 양평 양정석실에서 만나 양평 끝자락 청운을 거쳐 42번 국도 전재-문재-여우재-뱃재-맷둔재-비행기재를 단숨에 넘어

 

2시간만에 동강 1차 탐석지에서 정선 돌꾼 숙암님, 좌사님과 만나 반갑게 조우하고 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은채 한나절 신명나게 물길을 넘나들며 동강을 헤집고 다니면서 숙암 백칼라석 등 기념석을 탐석하고 2차 탐석지로 이동해 해거름때 까지 겨울 물탐의 재미에 흠뻑 빠졌다.

 

손과 발이 얼어 오그라 들면서 말초신경까지 저려오는 듯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마음에 드는 돌을 주었을때는 이런 극한의 장해가 스르륵 녹아 사그라 들면서 손끝 세포까지 따뜻한 피가 돌며 짜릿하게 전율이 퍼지는 기쁨을 맛 볼 수 있었다. 이런 맛이 진정한 겨울 물탐의 묘미 아니겠는가 싶다.

 

이후 자리를 옮겨 정선 북평 맛집 라선옥에서 오리백숙으로 언몸을 녹이며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내준 좌사님 댁으로 옮겨 시간 가는줄도 모르게 석담을 나누다가 하루의 노곤한 피로가 정선 산골 아랫목 온기에 스르르 매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