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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水行脚(운수행각) 8.13-14일

여행

by 養正 2018. 8. 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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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청초수 물회 한사발 하러 갔다가 100m 줄서서 1시간 기다리는 손님들의 긴 행렬을 보고 인내심 없는 성격 폭발,

그 옆 속초어장물회집에서 16,000원 짜리 허접한 어장물회 먹고 입맛만 버린채 정암해변으로 go go 바닷돌 탐석을 했다.

 

 평소 양양 해석은 석질이 마음에 안들어 거들떠 보지도 않는데 혹시나 해서 발을 담궜으나 역시나 허탕치고 발길 닿는대로 go

 

 그동안 경포를 100번도 더 찾은것 같은데 경포대 누각을 찾은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 

 

 경포호수를 배경으로 내무부장관님 포스가 정난이 아니다.

 

 15년전 수서경찰서 강력반장때 뜬구름 없이 명퇴한 영선형이 횡계에서 한옥마을을 짓고 있다고 빨리 오라는 명령에 한달음에 진부로 go

 

 아침 대관령황태회관에서 해장 후 동강 문희마을로 돌 주으러 가야 하는데 평소 이정표 없는 행각에 피득령 안반데기로 향하던중

도암호수 풍경에 취해서 한캇

 

황병산에서 발원해 평창 횡계를 거쳐 정선 아우라지에서 수명을 다한채 조양강으로 합류되는 송천을 가로막아 생긴 도암댐 호수,

뒤편 중간 꼭대기 발왕산 곤돌라장이 어렴풋이 들어 온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피득령(1,100m)"구름 위에 땅" 안반데기 고냉지 배추밭, 안반데기는 떡판 중간 오목하게 파인곳을 뜻한다.

 

 하늘과 맞닿은 동네 안반데기 "멍에 전망대" 계단에서 마눌님 한컷

 

 고냉지 배추밭과 하늘, 풍력발전기 풍차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안반데기를 처음 찾은 사람들은 눈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나, 필자는 뇌가 정화 되는 느낌을 받았다.

 

 하늘아래 첫 동네 1965년 처음 화전민들이 처음 개간했다고 한다. 현재 200만ha 농지에 고냉지배추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안반데기 고루포기산 일대 목가적인 풍경이 스위스 산촌마을을 연상케 한다. 

 

 멍에전망대 돌담에 앉자

 

 4월-8월 은하수의 계절 밤9시경이면 별이 쏱아지는 은하수의 마술 쇼가 시작 된다고 한다.    

 

 8월이 가기전에 별이 쏟아지는 안반데기의 밤 풍경을 보러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

 

 내륙지방은 열대야로 푹푹 쪄 잠자기도 불편 할 지경인데 안반데기 구릉지는 온통 푸른빛과 맞닿은 하늘이 시원한 청량감을 주고 있다.

 

 구절리 노추산 오장폭포, 장마때 물줄기는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힘차게 떨어진다. 

 

탄광이 번성하던 70-80년대 오가는이 분주하던 정선선 선평역, 이제 시간이 정지된 듯 역사는 쓸쓸하고 적막하기 이를때 없다.

하루 3회 여행객을 태운 꼬마열차(민둥산역- 아우라지역)가 잡초 무성한 철길을 오간다. 선평역은 간이역 마니아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정선 남면 낙동리 선평철교

 

별어곡역을 떠난 열차가 선평역에서 잠시 호흡을 고른 후 선평철교를 미끄러지며 쇄령터널을 빠져 나가 정선역으로 향한다. 만추의 쇄재 고개에서 물안개에 휩쌓인 선평철교를 보느라면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지는데 자칫 보는이의 넋을 송두리채 잃게 만든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 장면으로 간간이 등장하는 곳이다. 

 

 

佛家에서는 安居가 끝나면 수행승들이 구름처럼 물처럼 머무는 곳 없이 떠난다고 해서 雲水行脚이라고 한다.

필자도  2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역마살이란 병에 걸려 전국을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아 다녔다. 원없이 다녔는데도 아직 병이 치유 될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마누라의 긴 한숨 소리가 깊어만 가는데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영혼으로는 제어 할 수 없으니 방해하지 말라고 협박성 멘트를 날리곤 한다. 마치 내 직업의 숙명과 같이 따라 다니는 역마살 때문에 20대 중반에 입직해 어언35년간 40번 보따리를 쌌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변화의 균열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옆지기의 수행비서로 길을 나서고 있으니 천지가 개벽 할 노릇이다. 여행이란 무릇 스케줄을 짜고 계획표대로 착착 다니다 보면 정말 따분하기 이를때 없는 것이다. 필자도 어느 순간 마치 시간의 노예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 찾아와 변화를 모색하던중 무계획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냥 정처없이 떠나 바람처럼 구름처럼 발길이 닿는 곳에서 천천히 머무는 것이다. 그곳에서 채 1분을 못 넘겨도 상관없고 하루 이틀, 한달이라도 게의치 않는다. 마치 안반데기가 그런 곳이었다. 오염된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를 발견했다고 할까? 안반데기에서 뇌를 정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 돌면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의 계단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마누라의 긴 한숨소리가 진정되었으면 한다........8월이 가기전에 옆지기와 은하수 꽃밭에 추억을 뿌리러 피득령으로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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