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3.3일 경찰에 투신해 2020.12.31일 구리경찰서 토평지구대장을 마지막으로 36년10개월 공직생활을 끝내고 정년 퇴임했다. 80년대 격동의 세월 속에서 1986년 박종철사건, 1987년 이한열사건 등 시국치안, 범죄와의 전쟁, 민생치안 최일선에서 함께한 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세월은 오고 가는 것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는 시간 속에서 어느새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이마엔 굵은 주름이 패였다.
그리고 이별의 시간을 맞이했다. 늘 좌우명 처럼 가슴에 새겼던 "머리는 차고 마음은 따뜻하게" 생활했던 경찰 인생이
잘 살아 왔는지 못 살아 왔는지 과학적인 그래프 처럼 나타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뒤 돌아 보면 때로는 작은 보람들이 가을 낙엽처럼 수북히 쌓여 추억을 소환한다. 지난 세월이 노을빛 석양처럼 아름다운 채색을 할 수 있어 내 자신이 고맙고 감사 할 따름이다.
이제 새로운 출발이다. 늘 일선 현장에서 치열하게 사람들과 부디치며 체감하는 생활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경찰제복을 벗으려고 하니 머리는 백지장처럼 하얗다. 아무것도 아는게 없는 느낌이다. 이제 모든 걸 내려 두고 어머니 탯줄을 자르고 세상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처럼 힘찬 출발을 해야겠다. 제2의 인생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떼어 보려고 한다.
이 지면을 빌어 늘 용기와 힘이 되었던 선후배들, 숨을 죽이며 헌신했던 아내와 가족들, 필자를 응원했던 친구들, 스쳐간 수많은 인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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