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강 하류 용탄강에서 숙암석을 만나다.
귤암리 나팔봉 앞 돌밭
수동마을 다리에서 본 백운산
나리소 돌밭에서 본 백운산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탐석을 간다고 하니 미친짓이라고 혀를 찬다. 걱정을 하는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일이다. 미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취미생활이 될리 만무하고 이짓을 30년 넘게 하고 있으니 미치긴 단단히 미쳤나 보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니 어쩔 수 있겠는가? 장마가 끝나고 한번 동강을 찾은적이 있다. 내마음의 본향인 숙암석이 도데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제 정말 숙암석은 고갈 사태를 맞은 것 같다.
수석을 하면서 최근 몇년동안 숙암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늘 그립고 행복했었다. 내가 슬프거나 외로울때 나를 위로해 주고 치유해 주는 연금술사의 마법과 같았다. 마음이 심란할때 오석바탕에 황,녹,아이보리 칼라가 들어간 숙암돌을 보면 어느새 봄 눈 녹듯이 사르르 자취를 감추게 하니 정말 둘도없는 친구라고 할까? 사람들이 왜 숙암석에 열광을 하고 그리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좋다고 대답한다. 맞다 그냥 좋은거지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숙암돌, 동강은 그래서 내마음의 안식처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숙암석을 찾아 또 떠났다. 마땅히 갈곳이 없는 것이 동강의 현실이다. 지킴이의 제지, 아직 물쌀이 세어 접근하기가 마땅한 곳이 없다. 그래도 동강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행복하기만 했다. 휴가철 끝자락이고 주중이라 혼자 떠나는 여정이 쓸쓸하기도 하지만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갈길이 바쁘다. 처음찾은 용탄강 섬에 진입하려고 강을 건너다가 거센 물쌀에 중심을 잃고 자칫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시간만 나면 운동을 한 보람이 있어 이를 이기고 무사히 상륙해서 길이 30쎈티정도 되는 숙암석을 만나 참 행복했다. 기념석 정도 밖에 안되는 보잘것 없는 돌이지만 새로운 산지에서 숙암석을 만나니 한낮의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도 않고 행복 바이러스가 온몸에 쫘악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서 귤암리 나팔봉 앞 거쎈 여울을 건너 숙암석을 비롯해 여러점을 망태에 담고 나리소 돌밭으로 이동해서 숙암석 한점을 넣고 철수했다. 숙암석 너를 처음 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 내 가슴속에 영원히 머물길 원하며 동강의 여정이 계속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