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진한 향도 5월 하순을 고비로 사그라진다.
우리네 뒷동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아카시아는 서민의 향이라 할 수 있다.
온몸을 불사르면서 마지막 남은 향을 선사하고 5월의 저편으로 져 간다.
아카시아 향이 사그라질 때면 어김없이 찔레꽃이 은은하고 고급스런 향기를 뿜어댄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찔레꽃 꽃바구니를 선물합니다.
콘크리트 더미 강뚝에 피어난 찔레꽃은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찔레꽃 뿌리는 긴요한 약용 재료로 쓰인다.
찔레꽃 향에 취한 풍뎅이
한강변 팔당 들판에는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어나 은은한 향을 뿜어댄다.
찔레꽃은 아니고 수국같다.
생명이 다한 마른 갈대 숲에 시나브로 초록의 물결이 내려 앉는다.
5월 하순 아카시아 향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고 사그라질 때면 어김없이 찔레꽃이 들판에 지천으로 수를 놓으며 은은하고 깊은 향이 환각에 빠지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인공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이세상의 마지막 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카시아 진한 향은 동네 어디서나 쉽게 맡을 수 있는 서민들의 향이라면 찔레꽃 향은 은은하면서 고급스럽다. 이렇게 계절은 소리없이 왔다 가는데 지금 정국은 실타래 처럼 꼬일대로 꼬여 한치 앞을 분간 할 수 없는 형세이다.
최근 몇년간 우리사회는 해 묶은 이념 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민심이 쪼개져 해방전후 시대처럼 혼미하다. 이럴때일수록 사회지도층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사회를 지탱하며 끌고 나가야 하는데 일부 상류층은 온갖 갑질과 횡포를 일삼고 최후의 보루인 민의의 대표기관 국회의원들 마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대의가 뭔지도 모른체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으니 참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들의 몸에서도 찔레꽃 처럼
은은한 향이 베어 나와 국민들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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